2023년 신년 2강 권안드레
사도행전 2:42-47
마음을 같이 하여 모이기를 힘쓰고
“날마다 마음을 같이하여 성전에 모이기를 힘쓰고
집에서 떡을 떼며 기쁨과 순전한 마음으로 음식을 먹고”
(사도행전 2:46)
요즘 세상은 물질적이고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점점 강해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 팬데믹이 교회공동체성 약화를 가속화시켜, 지난 2년동안 가나안(안나가) 신자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습니다. 우리 UBF도 이런 시대적 분위기 가운데 연대감이 이전보다는 많이 약화되어 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답은 언제나 성경에 있습니다. 다시 말씀을 따라 처음으로 돌아가는 데 있을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초대교회 공동체의 모습을 보여주는 오늘 본문 말씀이 우리에게 선명한 방향을 제시해 주고 있습니다. 초대교회 공동체는 그 모습이 어떠했습니까? 그들이 힘쓴 것은 무엇입니까?
사도의 가르침을 받아(42상)
42절을 봅시다. “그들이 사도의 가르침을 받아 서로 교제하며 떡을 떼며 오로지 기도하기를 힘쓰니라” 여기서 ‘그들’이 누구입니까? 오순절 명절에 사도 베드로가 전하는 메시지를 듣고, 회개하여 성령 세례를 받은 3000명 입니다(2:41). 곧 그들은 예수님의 죽으심과 부활하심을 봄으로 믿은 자들이 아니라, 사도가 전하는 메시지를 듣고 믿음을 갖게 된 자들입니다. 한마디로 말씀에 기초해서 신앙생활을 시작하게 된 자들입니다. 이런 그들이 믿음을 가진 이후에 가장 힘쓴 일은 ‘사도의 가르침’을 받는 것이었습니다.
사도들이 가르친 내용이 무엇입니까? 예수님께서 공생애 사역을 시작하시면서 제자들과 함께하시며 가르치신 말씀부터 시작해서, 고난 받고 살아나신 후 승천하시기까지 40일간 그들과 함께하시며 가르쳐 주신 하나님의 나라에 관한 복음의 말씀입니다(1:3). 곧 그들의 관심은 예수님과 예수님의 말씀에 있었습니다. 이를 알고 배우는 일에 집중했습니다. 이처럼 초대교회는 그 근본부터가 주의 말씀에 기초해서 시작된 역사요, 또 주의 말씀을 듣고 배우는 일에 집중함으로 있게 된 말씀역사입니다. 주의 성령을 선물로 받은 자들은 다른 것이 아니라 신령한 젖인 주의 말씀을 사모하는 자들입니다. 없어지지 아니하는 주의 말씀을 마음에 간직하고, 굳게 붙드는 자들입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 믿음의 공동체가 시대가 아무리 어렵더라도 계속해서 놓치지 말아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예수님과 예수님의 말씀을 알고 배우는 일입니다.
그들이 또 힘쓴 것은 무엇입니까?
서로 교제하고 떡을 떼며(42중)
42절을 다시 보겠습니다. “그들이 사도의 가르침을 받아 서로 교제하고 떡을 떼며” ‘사도의 가르침을 받는 것’이 예수 그리스도와의 수직적인 교제에 힘쓰는 것이라면, ‘서로 교제하고 떡을 떼는 것’은 그의 지체인 성도 간에 수평적인 교제에 힘쓰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와 사랑의 관계를 맺은 자들은, 자신만을 위해서 살고,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으로 살아왔던 자기 중심성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나아닌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갖고, 그들을 용서하고 사랑하는 삶의 자리로까지 나아가게 됩니다. 왜 그렇습니까?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그 삶과 가르침이 그러하기 때문입니다. 예수께서 우리 죄인과 교제하기 위해 하늘의 영광을 버리고 이 땅에 내려오셨습니다. 자기 목숨을 내어놓기까지 사랑하셨습니다. 예수께서 사도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새 계명을 너희에게 주노니 서로 사랑하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이로써 모든 사람이 너희가 내 제자인 줄 알리라”(요한복음 13:34,35). 제자공동체, 곧 ‘교회’의 본질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주 안에서 서로 용서하고 용납하는 사랑의 교제가 있다면, 그곳이 바로 제자공동체요,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입니다. 반대로 이 같은 사랑의 교제가 없다면, 그곳은 더 이상 교회가 아닙니다. 그 실상이 정말로 그러하다면, 자기만 사랑하고 자기 유익을 따라서만 움직이는 세상 모임과 다를 것이 무엇입니까? 예수 그리스도께서 사랑할 만하지 않은, 자격 없는 우리를 먼저 사랑하셨습니다. 그러므로 그 크신 사랑으로 구원받은 우리의 앞으로의 삶의 목적과 방향은 더욱 분명하고 확실합니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형제 사랑하기를 계속하고, 서로 사랑의 교제하기를 멈추지 않는 것입니다. 서로를 용서하고, 용납하기 위해 힘쓰고, 애를 쓰고, 용을 쓰되, 주께서 우리에게 행하신 것처럼 변함없이 계속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들은 서로 교제하면서 ‘떡을 떼는 일’에 힘을 썼습니다. ‘떡은 떼는 것’은 예수님의 살과 피를 먹고 마시는 성찬식을 말하는데 그들은 이를 모일 때마다 했습니다. 이는 예수께서 마지막 유월절 만찬에서 떡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며 “이를 행하여 나를 기념하라”고 하셨기 때문입니다(누가복음 22:19). 이 말씀을 따라 그들은 예배나 모임 후 다 같이 모여 성만찬을 겸한 식탁 교제를 하였습니다. 그들은 얼굴과 얼굴을 마주 대하여 보면서 맛있게 음식을 나누어 먹고, 서로 간에 일상속에서 소소하게 나눌 수 있는 대화까지 모두 공유했습니다.
제가 양일 때 저는 거의 매주 목자님들의 집에 초청받아 맛있는 음식을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생각해보면 당시 김열국 형제가 승하처럼 ‘응애! 응애!’ 하고 있을 때 였는데, 아브라함, 드보라 목자님은 어떻게 그렇게 집과, 마음과, 지갑을 열어 섬기셨는지 놀랍습니다. 현재 식추위를 섬기고 있는 저는 이 일이 정말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압니다. 사람들을 먹이려면 정말 많은 사람들의 수고가 필요합니다. 제가 편하려면 집으로 초대하는 대신 뷔페에서 사 먹이면 편리합니다. 그러나 목자님들께서 왜 많은 수고를 감당하면서까지 집을 오픈해서 먹이는 것일까요? 우리가 집의 문을 연 만큼, 양들의 마음의 문도 열리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목자 되신 예수님께서도 요한과 안드레가 처음 찾아와 어디 계시나이까? 물었을 때 “와서 보라!” 하셨습니다(요한복음 1:39). 말로만 한 것이 아니라 온 몸으로 자신의 삶을 다 보여주셨습니다. 제가 입은 은혜를 따라, 집을 열어 양들을 초대하고 떡을 떼고 함께 이야기하며, 실제에서 주께 받은 은혜와 삶을 나눌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아멘!
오로지 기도하기를 힘쓰니라(42하)
그들은 서로 교제하고 떡을 떼는 일에 힘쓸 뿐 아니라, 오로지 기도하는 일에도 힘썼습니다(42하). 서로에 대해 깊이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서로의 구체적인 기도 제목을 알게 됩니다. 서로의 아픔과 고통과 어려움을 이해하고 공감이 이루어질 때 절로 기도할 마음이 생깁니다. 같은 마음이 되어 주께서 일하시도록 간절히 기도하게 됩니다. 기도의 힘을 체험하고, 더욱 기도하는 믿음의 자리로 나아가게 됩니다.
제 인생에 가장 결정적인 장면이 있는데, 하나는 어머니, 누나 그리고 제가 함께 모여 무릎 꿇고 기도 했던 장면이고, 다른 하나는 센터에서 늦은 9시에 모여 함께 기도하던 모습입니다. 제가 처음 센터에 왔을 때 인제센터에서는 9시 기도모임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목자님들이 빙 둘러 앉아 있었고, 모두들 따듯한 미소로 저를 반겨주셔서 마음이 따뜻했습니다. 그런데 모임을 마칠 때 모두들 자기 오른쪽에 있는 분을 위해 기도하는데, 난 뭐라고 기도해야 하나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습니다. 그렇게 처음으로 나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해 가슴 뛰면서 기도한 경험은 제 삶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그때 저 자신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을 위해 기도하는 삶이 있다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부족하지만 저는 그 기도를 배워가고 있고, 제 마음을 찢어 넓혀가려고 발버둥치고 있습니다. 제가 저 자신을 넘어 저의 가정을 넘어 양들과 우리 공동체를 위해 기도하는 믿음의 자리로 나아갈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아멘!
이처럼 초대교회는 말씀과 성도간의 교제와 기도를 통해 이루어진 사랑의 공동체였습니다. 그러면 그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으로 나타났습니까?
모든 물건을 서로 통용하고(43-45)
43절을 보겠습니다. 사람마다 두려워하였습니다. 무엇을 두려워했을까요? 이는 사도들로 말미암아 기사와 표적이 많이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사도들이 힘쓴 것은 세례받은 성도들에게 예수님의 말씀을 가르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예수님을 통해 나타났던 많은 기사와 표적들이, 사도들을 통해서도 나타났습니다. 이를 통해 그 가르침의 권위가 사람으로부터가 아니라 하나님으로부터 온 것임을 확실하게 증언해 주었습니다. 이 일로 공동체 안에서 어떤 일이 있었습니까?
44절을 보겠습니다. 믿는 사람이 다 함께 있어 모든 물건을 서로 통용하였습니다. 보통 물질을 공동 소유하고 필요에 따라 나누는 일은 가족 간에 이루어지는 일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들 가운데에도 모든 물건을 서로 통용하는 역사가 있었습니다. 이로 볼 때 그들이 서로가 서로를 가족으로, 모든 것을 함께하는 운명공동체로 인식했습니다. 그들은 여기에서 더 나아가 재산과 소유를 팔아 각 사람의 필요를 따라 나누어 주었습니다(45). 구약에서 단 한 번도 실현되지 않았던 하나님이 정하신 희년 제도가 교회공동체 안에서 실제로 일어난 것입니다. 이 같은 성도들의 사랑과 헌신과 수고와 나눔의 결과 어떤 일이 있었습니까?
마음을 같이하여 모이기를 힘쓰고(46-47상)
다 같이 46절을 한 목소리로 읽어보겠습니다. “날마다 마음을 같이하여 성전에 모이기를 힘쓰고 집에서 떡을 떼며 기쁨과 순전한 마음으로 음식을 먹고” 날마다 성도들이 마음을 같이하여 성전에 모이기를 힘썼습니다. 사실 모이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닙니다. 마음을 같이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두 명만 있어도 각기 다른 의견이 나오니 사람들은 그냥 혼자 있겠다고들 합니다. 모여서 같이 식사를 하는 것도 메뉴 정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혼 밥하며 살아갑니다. 만나고 이야기 하고 의견을 맞추고 그 사람을 생각해야 하니 다 귀찮아서, 사람 친구보다 유튜브나 보고 있습니다. 이마저도 내 입맛대로 몇 초 내로 흥미를 끌지 못하면 바꿔 버립니다. 빠름을 선택하고 관계보다는 나 혼자를 택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렇게 자기를 사랑하고 돈을 사랑하며 살다가 죄에 매몰된 채 살아갑니다.
그러나 초대교회 성도들은 날마다 마음을 같이하여 성전에 모이기 힘썼습니다. 집에서 떡을 뗐습니다. 이렇게 성전이나 집에서 날마다 모이니 얼마나 피곤했을까요? 그러나 도리어 그들은 기쁨과 순전한 마음으로 음식을 먹고 또 하나님을 찬미하였습니다(46하).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공동체 안에는 세상이 줄 수 없는 기쁨이 있고, 만족이 있고, 생명이 있습니다. 이 같은 기쁨과 만족이 있었기에 그들은 더욱 마음을 같이하여 날마다 모이기를 힘쓸 수 있었습니다. 세상 모임은 모이면 모일수록 힘이 빠집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사랑의 공동체는 모이면 모일수록 힘이 납니다. 기쁨이 있습니다. 모이는 것이 더 기다려지고 사모가 됩니다. 절로 그 입에서 하나님을 찬미하는 노래가 흘러나옵니다.
그들이 이같이 주 안에서 모이기를 힘쓸 때 어떤 역사가 있었습니까?
주께서 구원받는 사람을 날마다 더하게 하시니라(47하)
47절 하반절을 보겠습니다. 그들은 온 백성에게 칭송을 받았습니다. 믿는 사람뿐 아니라, 믿지 않는 자들까지도 그들을 칭송했습니다. 기존에 회당을 중심으로 하는 유대공동체는 안식일에 아픈 사람의 병을 고치는 것을 막았던 공동체였습니다. 연약하고 도움이 필요한 자들, 그리고 죄인들을 돌아보고 섬기기보다, 율법의 잣대로 재단하고 정죄하고 소외시키는 일에 힘쓰는 공동체였습니다. 그러나 제자공동체는 서로를 돌아보고 아프고 연약한 사람들을 돌보고 섬기는 공동체였습니다. 주 안에서 하나 되어 서로를 돌아보고 하나님을 찬미하는 그들의 삶이, 믿지 않는 세상가운데 아름다운 향기가 되어 선한 영향력을 끼쳤습니다. 그렇게 할 때 어떤 역사가 있었습니까? 주께서 구원받는 사람들을 날마다 더하게 하셨습니다. 오직 그들의 온전한 공동체적인 삶이 전도와 선교로 이어지고 구원의 열매로 나타났습니다.
오늘 말씀을 볼 때, 우리 믿음의 공동체가 계속 성장하고, 발전 할 수 있는 비결이 무엇입니까?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서로 사랑하고 함께하는 모이기를 힘쓰는데 있습니다. 죽음의 포로수용소였던 아우슈비츠 감옥에서 생존한 자들의 생존비결이 강인한 개인의 힘과 능력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안정된 짝’에 있었습니다. 앞으로 더욱 각박해질 세상 가운데, 우리의 생존 비결도 서로가 서로에게 ‘안정된 짝’이 되고, 짝이 없는 자들에게 우리 자신이 ‘안정된 짝’이 되어 주는 데 있습니다. 그것이 지금 여기서, 그리고 앞으로도, 주님 다시 오실 그날까지 힘쓰고 애써야 할 일임을 믿습니다. 우리가 모이기에 더 힘쓰고, 서로 교제하며 기도해나갈 때 하나님께서 우리를 주의 역사에 어떤 모양으로든지 사용하시고 무한히 축복해 주실 것을 믿습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저는 현재 식추위를 섬기고 있습니다. 처음에 식사추진위원회에서 식자재 구매를 맡아서 하는데 쉽지가 않았습니다. 장보는 것, 돈을 거두는 것 하나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한때는 너무 힘들어서 내가 이 일을 계속 해야 하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누군가 차려주는 밥만 먹던 제가 다른 사람을 위해 식사를 준비하는 일에 작은 부분을 맡도록 은혜를 주셨습니다. 그 일을 책임감을 갖고 하도록 도우셨습니다. 요즘 저는 자매 목자님들이 얼마나 양들을 생각하는지 잘 먹이려고 고민하는 모습에서 제가 부족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좋은 것 특별한 것을 먹이기 위해 고민하고 의논하시며 형제자매들을 먹이기 위한 수고를 아끼지 않습니다. 이번 성탄절에 저희 가정을 오픈하여 섬겼습니다. 그런데 사실 저희가 한 것이 별로 없습니다. 오히려 드보라 목자님이 테이블 배치며 각 가정마다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계획을 짜고 진두지휘하는 것을 보면서 진짜 사람을 먹이려면 생각해야 할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니구나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센터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그 현장을 똑똑히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상황이 여의치 않는 가운데서도 우리 안에 초대교회와 같은 따뜻한 사랑이 있고, 돌봄의 마음이 있고, 헌신이 있고, 섬김이 있음을 보았습니다. 제가 이런 사랑의 공동체에 함께 할 수 있고, 또 동역할 수 있는 것에 감사합니다.
우리 각 사람이 주의 가르침을 따라 계속하여 서로를 깊이 돌아보고 사랑하는데 힘쓰길 기도합니다. 그리할 때 주께서 날마다 구원받는 사람을 더하게 하여 주실 것을 믿습니다. 아멘!
“날마다 마음을 같이하여 성전에 모이기를 힘쓰고 집에서 떡을 떼며 기쁨과 순전한 마음으로 음식을 먹고”(사도행전 2:46)
